(헌신)장애아 돌보며

"장애아 돌보며 `나'를 반성했어요"

{교복을 입고,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이
제 조금 알겠어요.}.
경기도 성남 분당구 계원예고 2학년 김모(16)양은 최근 3일간 서울
연세의료원 재활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오전 9시면 어김없이 병원으
로 나와 8시간 동안 입원중인 장애인 환자들을 보살폈다.
김양이 생각도 못한 봉사활동을 하게 된 것은 후배를 폭행했기 때문.
김양과 친구들은 지난 5월 1학년 후배 7명을 불러다 머리를 쥐어박으며
[군기]를 잡았다. 김양은 {나도 선배들한테 맞은 적이 있기 때문에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닌 줄 알았다}고 말했지만, 학교 생각은 달랐다.
{더큰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 엄격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가담 정도가 가벼운 김양에게는 근신이나 유기정학 정도의 처벌이 예
상됐다. 그러나 학교측은 뜻밖에 자원봉사활동을 권유했다. {처음엔 싫
었어요. 차라리 학교에서 화장실 청소나 하는게 낫다고 생각했죠.}.
그러나 난생 처음하는 자원봉사는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장애아들에
게 산수를 가르치고, 공놀이를 하면서 쉽게 가까워졌다. 아이들도 김양
을 친언니처럼 따랐다. {30분만 놀아줘도, 아이들과 그 부모님들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고마워해요. 헤어질 때 울면서 [다시 올거냐]고
매달리는 아이들도 있었죠.}.
김양은 전신마비로 항상 누워 있어야 하는 한 아주머니를 위해 성경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는 좋은 이야기 상대가 되
기도했다. 반대로 환자와 간호사 언니들로부터 [상담]을 받기도 했다.
{연필도 제대로 못쥐면서 열심히 공부하려는 어린이들이 너무나 기특
했어요. 건강한 육체를 갖고 있으면서 불만에 차 있는 내 모습을 되돌아
봤죠.}.
계원예고가 병원봉사활동을 학생선도 프로그램으로 마련한 것은 지난
5월23일 연세의료원 재활병원 전도사 김복남(55)씨가 학교를 방문한것이
인연이 됐다. 그동안 가출, 폭행 등으로 말썽을 빚은 학생 19명을 연세
의료원과 성남시 소망재활원에서 봉사활동을 하게했다.
예상대로 처벌위주의 지도보다는 훨씬 효과적이었다. 계원예고 강병
철 교사는 {진심으로 반성하고, 대학 진학 후에도 병원봉사활동을 계속
하겠다고 말하는 학생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김전도사도 {비행 청소년
들을 [일진회], [공주파] 등으로 부르며 몰아세우는 것 보다는 착한 학
생이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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