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마르다와 마리아
마르다와 마리아
대심방 때가 되면 항상 떠오르는 성경의 인물이 있다. 그들이 바로
마르다와 마리아 자매이다. 예수님이 베다니에 있는 마르다와 마리아
자매의 집을 방문했을 때 마르다는 예수님께 드릴 음식을 준비하기에
몹시 분주했고 마리아는 예수님 앞에 앉아 들려주시는 말씀을 들었다.
마르다는 자신이 바쁜데 비해서 마리아가 편하게 앉아 말씀은 들으면
서 자신을 도와 주지 않자 예수님을 향해 마리아를 보내어서 나를 도
와 같이 음식을 만들게 하소서 했다. 이때 예수님은 마리아가 더 좋
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고 오히려 마리아를 칭찬하
셨다.
목사가 되기 전에는 대심방을 직접 인도하기 전에는 이 주님의 말
씀이 잘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그러나 목사가 되어
대심방을 해보니 과연 주님의 말씀은 살아 있는 말씀임을 뼈 속 깊이
체험을 하게 되었다. 하나님의 말씀이란 말씀을 실천해 보아야 말씀
의 깊이를 체험하게 된다는 것을 여기에서도 실감하였다.
마리아 보다는 마르다가 휠씬 정이 많은 것 같고 책임감이 강한 것
같고 훨씬 철이 든 것 같고 오히려 마리아는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
적인 존재 같은데 주님은 왜 마리아를 더 칭찬하셨던가? 주님의 마음
을 내 가슴으로 이해하는데 상당한 장애를 느낄 정도로 마르다가 마
리아 보다 좋아 보였다.
그러나 대심방을 하면서 마르다 같은 성도가 많음을 느낄 때가 많
다. 어쩌면 일년에 한번 목사가 그 가정을 위해 찾는 소중한 시간을
먹는 시간으로 만들어 버리는 인정이 얼마나 심방에 부담감으로 작용
하는지 모른다. 그 시간은 정말 내 가정을 위해 말씀을 받는 시간이
요, 내 가정과 식구들을 위해서 목사가 축복을 비는 시간으로 조금도
방해를 받지 말았으면 한다. 적어도 목사가 가정을 찾았을 때 마음이
분주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말씀을 마음으로 들을 수
있다면 그것이 심방자를 위한 가장 좋은 대접이 될 것이다. 꼭 음식
을 대접하고 싶다면 다른 날, 다른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진정 바람
직한 자세일 것이다.
물론 가정에서는 그냥 보내는 것이 예의도 아니려니와 다른 사람이
내집을 찾아 온대도 차대접 정도는 하는 것이 우리네 풍습이고 보니
심방하기 위해서 수고하는 심방대원들을 그냥 보낼 수 없다고 생각되
어 기쁨으로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충분하게 이해가 된다. 또 음식을
나누는 시간은 대화의 공간을 마련해 주기 때문에 어떤 만남이든지
필요하기도 하다. 그러나 많은 가정을 심방해야 하는 대심방 때는 음
식 대접이 대개 예배에 방해가 되고 대접 받는 자에게도 많은 부담을
준다. 식사 대접만으로 충분하다.
대심방 때면 기억되는 한가정이 있다. 작은 손수건 한장씩을 준비
해 두었다가 심방대원들에게 주었는데 그 손수건은 내 책상 위에서
늘 그 가정을 기억하는 소중한 심방 기념품이 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