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국경없는
국경없는 의사들
지난 92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지구환경회의는 비정부기구(NGO)의 위력을 과시한 회의였다. 1백71개국에서 온 9천여NGO들은 리우회의가 채택한 "의제(의제)21"에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21세기는 NGO의 세기가
되리라는 전망도 있다. 빈곤·기아·환경·난민 등 지구적 과제의 해결을 위해 활약하는 NGO는 지구촌 어두운 구석을 비추는 빛과 같은 존재다.
NGO의 출발은 1948년 유엔에 의해서다. 당시 유엔은 후진국 경제개발을 지원하면서 개발이익이 일반국민에게 고루 돌아가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민간 기구에 맡겼다. 그후 NGO는 그 개념이 확대돼 비단 유엔이 인정한 민간 기구뿐 아니라 국 제협력사업에 참여하는 민간단체들을 총칭하는 용어가 됐다.
지난 71년 프랑스에서 시작한 "국경없는 의사들"(MSF)은 세계 최대 민간 의료봉사단으로 세계적인 NGO로 손꼽힌다. 1백만명 이상이 사망한 비아프라 내전에 참가, 의료봉사활동을 벌이면서 전쟁의 야만성을 체험한 젊은 의사들은 국제의료봉사 단체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MSF를 설립했다. "국경없는"이란 이름은 전쟁 또는 자연재해가 일어났을 때 MSF는 정치적으로 피해국가의 영토. 주권을 무시하는 일이 있더라도 인도주의라는 대의(大義)에서 인명구출을 우선으로 한다는 활동목표에서 나왔다.
현재 MSF는 유럽에 6개 지부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 13개 사무국을 두고 있다. 정기적으로 기부금을 내는 후원자가 약70만명, 연간 5억프랑의 예산을 쓰고 있다.
MSF는 재해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달려간다.88년 이라크가 이란에 대해 화학무기를 썼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들어가 이 사실을 전했고, 91년 걸프전 때는 60여대의 전세기를 동원해 난민 7만여명을 구출했다. 94년 르완다 내전에선 구호활동을 벌이는 한편, 투치족의 후투족 양민학살을 폭로해 국제 사회의 여론을 환기시켰다. 지난해엔 북한 홍수피해지역에도 의료진을 파견했다.
서울평화상문화재단은 11일 제3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MSF를 선정했다. MSF는 이를 반기면서 상금 20만달러를 자신들의 봉사활동에 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수상 결정은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던 서울평화상이 앞으로 제자리를 찾는데 도 크게 기여하리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