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카악

 카악!(폭력,자녀교육(청소년)
 충격적인 카악! 사건들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공중전화통 앞에서 통화를 빨리 끝내라 재촉하다 해서 카악! 하고 아기 안은 부인을 찔러 죽인 일이며, 담뱃불 주지 않는다고 카악! 하고 아비 뻘 되는 어른을 후려팬 일이며 잇단 청소년들의 단락적인 흉악사건은 도덕 차원을 넘어서 사회병 차원에서 제기되어야 할 개연성 있는 문제라고 본다. 어느 음식점에서 한 손님이 고기 맛이 없다고 하자 젊은 주인이 카악! 하더니 멱살을 쥐고 일으켜 세워 내쫓기는 봉변을 당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제 젊은 사람들이 분부하는 것이라면 아무리 부당한 일일지라도 예예 하며 고분고분하지 않을 수 없는 세상이 돼 가고 있는 것이다. 왜들 그렇게 험악해져 가고 있을까.
 카악! 하게 되는 뇌의 생리(生理) 구조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사람의 뇌는 사리를 따지는 이성뇌(理性腦)와 감정을 좌우하는 감정뇌(感情腦)로 구분돼 있고 이 두뇌를 조절하는 그물 모양의 망상체(網狀體)가 그 사이에 끼여 있다. 망상체는 전화 교환대처럼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극을 중계하여 해당되는 적정뇌에 보내는 역할을 한다. 옆 사람이 갑자기 뺨을 쳤다 하자. 이 자극을 이성뇌로 중계하면 아마도 뺨에 모기가 앉아서 쫓기 위함이었을 판으로 고맙게 판단하지만 감정뇌로 중계되면 업신여기고 선제 공격한 것으로 판단, 카악! 하게 된다.
 과보호로 만사가 제 뜻대로 되게끔 길러진 아이일수록 망상체의 감정뇌 중계 라인이 과잉 발달되고 이성뇌 중계라인이 건포도처럼 쇠퇴한다고 한다. 따라서 웬만한 자극은 감정뇌로 직결되기에 일단 카악! 하고 본다.
 카악! 한다는 것은 참을성이 극한치(極限値)까지 약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젊은이들에게 참을성이 결여된 것은 어린 성장 과정부터 텔레비전만 보고 자랐고, 화면에 집중되는 흥미와 관심과 긴장을 그 결정에서 중단당하는 데 길들여진 때문이라 한다. 드라마의 클라이맥스에 긴장하고 있는데 난데없는 커머셜이 튀어나와 그 긴장 지속을 무참히 단절당하길 수없이 반복하다 보니 매사에 꾸준하지도 또 참지도 못하고 카악! 하게 된다는 것이다.
 카악! 병(病)의 다른 이유로 사회의 고속화(高速化)와 과밀화(過密化)를 든다. 쳇바퀴 속에서 기른 다람쥐 실험으로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모터 장치를 하여 자동으로 돌아가게 한 고속 쳇바퀴 속에서 기른 다람쥐 군(郡)은, 제 발로 돌리는 임의 회전의 쳇바퀴 속의 다람쥐 군에 비해 성급하고 참지 못해 과반수가 머리를 찧어 자해했음이 관찰되고 있다. 또 자유분방하게 놓아 기른 개미에 비해 제한 공간에 밀집시켜 기른 개미가 공격적이고 동료 살상을 일삼았다는 실험도 있다. 곧 우리 사회의 고속, 과밀화도 카악! 병 형성의 바이러스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공포의 소용돌이를 일구고 있는 카악! 병은 핵가족화한 가정병이요, 영상화(映像化)한 문화병이며 고속, 과밀화한 사회병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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